갈릴레오와 홀수의 규칙
옛날부터 사람들은 물체가 땅으로 떨어짐을 관장하는 중력의 개념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왔다. 물체는 왜 땅으로 떨어지는가? 기록이 남아있는 가장 이른 체계적인 철학적인 접근 중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서 시도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물체는 자연적으로 제일 친화적인 장소가 존재하며 지구에 존재하는 물체들은 지구라는 장소에 가장 친화적이고 무거운 물체에는 이것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지구로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갈릴레오 갈릴레이에게 '왜'는 비교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어떻게'라는 원리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으며, 인생 전반에 걸쳐 갈릴레오는 우주의 언어인 수학을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각종 과학 현상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철학에 의해 갈릴레오가 중력의 원리에서 홀수의 규칙을 이해하게 된 과정을 비슷하게 거쳐보자.
여러분이 만약 경사면에서 공을 굴리면서 아주 면밀한 관찰을 한다면 아주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대략적으로 2초에 공이 굴러간 거리는 1초에 굴러간 거리의 3배, 3초에는 1초의 5배, 4초에는 1초의 7배 식으로 증가한다. 1, 3, 5, 7, 9, 11,... 그렇다 홀수로 이루어진 수열이다. 그렇게 공은 홀수에 비례해 시간에 따라 굴러가는 거리가 증가한다. 게다가 여러분은 어디에서 어떻게 공을 떨어뜨리든 이 홀수의 규칙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현상을 정식적인 물리학적인 명칭으로 부르면 일정한 가속도에 따라 속도가 증가하는 등가속도 운동이라고 한다.
이 현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애초에 홀이란 개념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비슷한 물체들을 둘씩 묶을 수 있을 때 짝이 있다고 한다. 만약 주어진 물체들 전부를 짝을 맞춰줄 수 있다면 짝수의 개수가 존재다고 하고 아니라면 홀수의 개수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수학적으로 짝수의 개수는 짝의 개수인 (양의 정수에 포함되기도 하는) n에 2를 곱한 2n으로 일반화하여 표현할 수 있으며, 반대로 홀수의 개수는 2n+1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짝과 홀의 개념을 이해했으면 물체의 이동이라는 개념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물체 두 개가 존재하고 그중 하나가 일정한 속도를 가지고 점점 멀어진다고 해보자. 우리는 속도에 지난 시간을 곱해 그 물체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혹은 이동한 거리를 구할 수 있다. 이를 y축을 속도라고 하고 x축을 시간이라고 하고 그래프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이 속도는 일정하기에 직선이 그려지며 물체가 이동한 거리는 직선 아래의 면적의 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제 물체가 변하는 속도를 가지고 멀어진다고 하면 어떨까? 이때 초당 2m/s씩 가속도가 불는다고 해보자. 그럼 다음과 같이 변하는 속도에 의해 다른 그래프가 그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이때 또한 직선 밑의 면적이 물체가 이동한 거리에 상응할까? 계속 변하는 속도를 가지고 아까처럼 단순히 직사각형의 면적을 구해 이동한 거리를 확인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일단 임시로 몇몇 시점에서 속도를 측정하는 식으로 구간을 나눠 근삿값을 계산해보자. 2초쯤에 한번 물체가 이동하는 속도를 측정해본다고 하자. 해당 직사각형의 면적은 물체가 3초 동안 실제 이동한 거리에 비해 한참 작을 것이다. 그럼 측정을 더 많이 해보자.
1초와 2초에서 물체의 속도를 측정해보자. 그러나 여전히 물체가 이동하는 동안 가속도는 계속 붙으면서 물체는 계속 속도가 변하고 있기에 2번 측정하는 수준으로 물체가 실제 이동한 거리를 재기엔 한참 부족하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측정하는 시간을 늘리면 직사각형들의 면적의 합이 점점 물체의 실제 이동거리에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결국엔 직선 아래의 면적은 곧 물체의 이동거리와 같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이제 떨어지는 물체에서 나오는 홀수의 규칙을 추출해보자. 해당 그래프는 등가속도 운동을 하는 떨어지는 물체를 표현했다. 이를 몇 개의 같은 간격의 구간으로 나눴을 때 나오는 첫 번째 빨간 직삼각형의 면적을 임시로 1이라고 해보자.
그럼 두번째 구간의 면적은? 일단 두 번째 파란 직삼각형을 그려보자. 첫 번째 직삼각형과 두 번째 직삼각형은 닮음꼴이며 같은 삼각형이다. 이는 같은 간격으로 나눈 구간으로 인해 아랫변의 길이가 같으며 직선의 기울기가 (그러니까 dv/dt에 해당되는 가속도가) 직선 어디서든 항상 같기 때문에 x축의 증가량에 따른 y축의 증가량이 일정하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그럼 삼각형 밑에 있는 직사각형은? 직사각형을 삼각형 두 개로 나누면 앞의 두 직삼각형과 같은 직삼각형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포함되어 있는 간격에 의해 아랫변의 길이도 같고 옆에 접하고 있는 빨간색 삼각형과 높이도 같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이제 한걸음 물러나서 전체적으로 분석해보자. 여러분은 이제 첫 번째 구간에서 1의 면적을 지닌 삼각형이 한 개 두 번째 구간에서 합해서 2(1)+1=3의 면적을 지닌 삼각형이 3개 생겨난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각 구간에서 계속 홀의 개수 혹은 2n+1개의 삼각형이 생겨난다! 이는 곧 앞서 면적과 물체의 이동거리의 관계에 대해서 말했듯이 물체가 등가속 운동하는 원리를 2n+1이라는 홀수의 개념으로도 설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등가속도 운동에서 홀수의 규칙이 발생한다. 이는 곧 중력에 의해 공기 저항 없이 자유 낙하하는 물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여기서 초점을 두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이 삼각형이라는 도형의 성질에 의해 나오는 특징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삼각형은 그저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된 홀수 규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적합한 도구이지 등가속운동의 우연한 성질이 아니다. 우리는 등가속운동과 관련이 있는 공식 중 하나를 갈릴레오의 낙하하는 물체의 운동 법칙 혹은 줄여서 갈릴레오 낙하운동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법칙은 다음 두 개의 공식에 의해 정리된다.
$$v = gt$$
$$s = \frac{1}{2}gt^2$$
여기서 $v$는 속도, $g$는 중력 가속도, $s$는 $t$ 시간 동안 물체가 이동한 거리, 즉, 물체가 낙하한 거리다. 우리는 두 번째 공식에서 등가속운동하는 낙하 물체에서 홀수 규칙을 추출해낼 수 있다.
일단 $t=n$에 $s=\frac{1}{2}gn^2$이라면, $t=n$ 과 $t=n+1$ 사이에 물체가 이동한 거리는 $\frac{1}{2}g(n+1)^2 - \frac{1}{2}gn^2$다. 이는 곧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frac{1}{2}g(n+1)^2 - \frac{1}{2}gn^2$$
$$= \frac{1}{2}g(n^2 + 2n +1 - n^2)$$
$$=\frac{1}{2}g(2n+1).$$
그럼 이제 $t= n$과 $t = n+1$ 사이에 물체가 이동한 거리가 무엇에 비례하는지 보이는가? 그렇다! 홀수 $2n+1$이다. 좀 더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다면 $t=1$까지 물체가 이동한 거리인 $s_1$부터 시작해 $t=2$까지 물체가 이동한 거리를 계산한 $s_2$를 계산한 뒤 다음 비율을 구해보도록 하자.
$$\frac{s_2-s_1}{s_1}$$
제대로 계산했다면 $t=1$과 $t=2$ 사이에 물체가 이동한 거리가 $t=1$까지 이동한 거리의 $2(1)+1 = 3$배인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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