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고급 와인의 허구

비싼 와인이라고 꼭 맛이 더 좋을까?

2008년에 6,000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해당 블라인드 실험에 따르면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꼭 가격이 높은 와인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가격이 높은 와인을 살짝 덜 즐기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왔다.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3508093_Do_More_Expensive_Wines_Taste_Better_Evidence_from_a_Large_Sample_of_Blind_Tastings

(PDF) Do More Expensive Wines Taste Better? Evidence from a Large Sample of Blind Tastings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좋은 평을 내린 와인이 더 좋은가?

다음 논문을 게시한 통계학자에 따르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106개의 와인 중 84개가 다른 대회 중 최소 1개에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대회에 따라 와인에 대한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린다는 것이다.

https://ideas.repec.org/a/cup/jwecon/v4y2009i01p1-9_00.html

An Analysis of the Concordance Among 13 U.S. Wine Competitions

한 와인 경제 연구 학회에 따르면 와인들의 수상 실적을 다룬 실제 통계분포가 메달을 와인들에게 무작위로 준 것이나 다름없게 나와버렸다. 심판들 사이에서 굉장히 자주 의견 차이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세로: 우승한 와인 개수 / 가로: 금메달 개수

심지어 위 논문의 저자인 로버트 허지슨(Robert Hudgson)은 2005년도에서 2008년까지의 캘리포니아주 스테이트 페어의 와인 테이스팅 대회 데이터를 분석해 본 바, 오직 10%의 심판만이 일정하게 같은 와인에 같은 메달을 부여한 것을 발견했다. 심판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싫어하는 와인에 대한 평가가 제일 일정했다.

https://www.sjakes.com/wp-content/uploads/2009/07/Robert-Hodgson-Tasting-Unconsistent.pdf

같은 와인에 대해서도 극단적으로 상반된 평가가 존재할 수 있다. 해당 평가는 같은 보르도 와인에 대한 두 명성 높은 와인 전문가들의 평이다.

"굉장한 노력의 결실"

"은은한 풍부한 풍미가 느껴짐"

"인상적인 신선함과 첫맛"

-로버트 파커 2세- https://en.wikipedia.org/wiki/Robert_Parker_(wine_critic)

"전혀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음"

"지나치게 익은(ripe) 냄새"

"레드 보르도 와인보다는 늦은 추수철의 진판델 같은"

-잰시스 로빈슨- https://en.wikipedia.org/wiki/Jancis_Robinson

단순히 가격을 아는 것도 와인의 품질 평가에 대한 편향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 연구에서는 더 비싼 와인 대신 그저 같은 와인에 타르타르산만 계속 첨가해 객관적으로 더 맛없는 와인을 만들었는데 실험 대상들은 오히려 가격이 높다고 인식한 와인을 더 높게 평가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969593109000055

Do consumer expectations match experience? Predicting the influence of price and country of origin on perceptions of product qua

다른 실험에서는 단순히 가격만 다르게 제시한 똑같은 와인을 실험대상들에게 제공했는데, 뇌를 스캔한 결과 맛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을 주관하는 뇌의 영역이 더 비싸다고 제시된 와인에 대해 활동이 더 활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https://www.pnas.org/content/105/3/1050

Marketing actions can modulate neural representations of experienced pleasantness

어떻게 보면 비싼 와인이 더 맛있다는 건 반쯤 진실이기도 한 것이다.

[Copyright ⓒ 블로그채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